생협의 창립 총회가 이틀 앞으로 바짝 다가와 모두가 눈코뜰새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금까지의 심정은 창밖을 내다보는 바둑이의 심정과 비슷했던 것 같다.

고양이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저렇게 바깥을 보는 고양이를 보면서, 얼마나 바깥에 나가고 싶으면 저렇게 바깥만 하염없이 내다볼까 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고양이의 사정은 좀 다르다.

고양이는 영역 개념이 확실하기 때문에 자신의 영역 안에 있을 때는 마음 편안해 하지만 새로운 곳에 가면 불안해 한다. 

특히 실내를 자신의 영역으로 알고 있는 집고양이는 바깥을 동경하기보다는 (움직이는 게 많기 때문에) 호기심때문에 내다보는 일이 많을 뿐, 발정이 난 상태가 아니고서는 문을 열어두어도 갑자기 도망가거나 하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

 지금까지의 제닥은 정제닥과 김제닥, 두 사람이 멋대로,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운영하면 되는,

개인의 판단과 개인의 책임이었던 곳이었다.

그리고 나는 내가 편안하게 만든 영역 안에서 어찌보면 편안하게, 몇 년간이나 잘 지냈는지도 모른다.

이제 곧 바깥에 나가야 하는 고양이가 불안에 떨듯, (바둑이는 특히 심하다)

생협 출범을 앞둔 나는 불안에 떨고 있는 것 같다.

나중에 언젠가는 "에휴, 그저 내다볼 때가 좋았지"라고 하게 될 지도 모른다.

함께 하는 일은 늘, 혼자 하는 일보다 무섭다.

그러나 

조금만 내다보면 지금 이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혼란과 불안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또 다시 미래를 기대한다. 


by 김제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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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저희에겐 무척 중요한, 새로운 전기를 의미하는 날이었지만

고양이들의 시간으로는 그렇지 않았어요.

 바둑이, 나비, 순이, 복실이, 금이는 각자의 방식으로 모두 여느 때와 다름 없는 평온한 일상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 

금이는 어느 새 훌쩍 자라서 


제법 나비 뺨치는 모델 포스를 뽐내고 있다가
  


조금은 창피해졌는지 진료실 테이블 아래 숨어 버렸어요.



그리고,

이제 털이 다시 좀 자라면서 뒤에서 보면 러시안블루같아 보이는, 늘 종잡을 수 없는 (덜)복실이는 


다소곳이 진료실 창가에 앉아서 바깥 구경을 하며 놀았어요.




그리고 나비는,


모니터 먼지 문제로 수리를 맡겼던 아이맥을 찾아온 것을 보고는 가장 먼저 정ㅋ벅ㅋ했답니다.

이 뒤로 다른 아이들이 모두 박스를 긁고 안으로 들어가려는 걸 막느라 고생했죠.




한 편, 믿음직하게 제닥을 지켜 줘야 할 순이와 바둑이는?
 

덩치값 못하는 이 두 녀석은 각자의 방식으로 온종일 자고 있었답니다.

뭐, 어찌 보면 각자의 특기를 잘 살린 건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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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황에서도 그들만의 일상을 지켜 나가는 이 아이들이 있어서,

제닥의 일상과 저희의 마음도 늘 평온할 수 있는 것 같아요.


 
by 김제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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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조금씩 왔던 며칠 전의 제닥.

한가로운 오후를 보내던

바둑이, 


나비,


순이,


복실이,


그리고 금이.


...

예전에,

공간을 채우는 가장 아름다운 것은 빛이라고 생각했었지만

노래를 좋아하게 된 뒤에는 아름다운 음악이라고 생각했었고

커피를 배우고 난 뒤에는 커피향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고양이들과 사람들, 식물들이 제각각 공간을 채우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공간을 채우는 가장 아름다운 것은 생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깨달음을 주는 고마운 존재들이 있어 다행이다. 

by 김제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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