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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27 "소통"의 제너럴닥터식 정의 (7)
  2. 2008/06/18 동상이몽이 되기 쉬운 진료 (23)

"소통"의 제너럴닥터식 정의


제너럴닥터의 진료실에서 1년간 진료를 계속해 오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의료에서의 소통에는 일반적인 진료실에서의 환자에 대한 "매너의 개선 노력"이나 "설명 잘 하는 친절한 의사가 되기"등과는 무언가 다른 특징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경험과 생각을 통해, 좀 더 넓은 의미로도 적용될 수 있는 소통에 대한 정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제너럴닥터에서 정의하는 "소통"이란, 다음과 같다.

소통이란, "상대방이 처한 상황과, 그 상황에서의 입장과, 그 상황과 입장에서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상대방의 상황, 입장, 원하는 것

이것을 소통에 있어 반드시 이해해야 할 3대 요소라고 부를 수 있다.

사람은 같은 상황에 처한다 해도 입장이 다 다르고, 입장이 같다고 해도 원하는 것도 다 다르다. 이런 점을 무시하고 상황이나 입장만을 바라보려 한다면 매우 답답한 대화만 오가게 될 것이다.

진료실에서의 아래와 같은 상황을 예로 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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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를 원하는 의료 이용자와, 전문가의 소신으로 주사는 필요가 없고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의료인.

결과적으로 서로 매우 답답해 하고 있다.

몇 마디 말이 오갔으니 대화는 이루어 졌다고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전혀 소통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의료 이용자의 상황과 입장, 원하는 것은 "요즘 통 쉬지 못해서 너무 피곤하고, 그래서 피곤함을 없애고 싶다"는 것이었다.

'잠깐, 의료 이용자는 분명, 단순히 "주사를 맞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렇다. 말한 것은 분명 "주사를 맞고 싶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주사를 맞아야곘다고 말하면서 정말 바라는 것은 사실 주사의 결과일 것으로 기대하는 "피곤함에서 낫기"라고 보는 게 정확하다.

그런데 의료인은 피곤하지만 쉬지는 못할 것 같은 의료 이용자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고, 그 결과 자신이 알고 있는 진실의 범위 내에서 최선의 답변인 "쉬면 나을거에요, 피곤을 없애주는 주사는 없어요"라는 답을 하고 만 것이다.

의료인만 소통에 실패했다고 볼 수는 없다.

의료 이용자도 의료인이 처한 상황, 입장, 원하는 것을 이해하기 보다는 "자신의 요구를 들어줄 것, 혹은 문제를 해결해 줄 것"만 강요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통을 올바로 했다고 말할 수 없다.

이런 진료실에서의 상황은 크던 작던 우리가 늘 접하게 되는 일들이며, 양측 모두를 매우 피곤하게, 지치게 만든다.

몇 마디 오가지 않는 서로의 표면적 발화에 집중하기 보다는 상대방의 입장과 원하는 것을 파악해 보려고 노력을 기울일 때, (특별히 요령있는 화법에 집중하지 않더라도-즉, 달변이 아니어도) 최소한의 노력으로도 이런 답답하고 지치는 상황을 많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것이 제너럴닥터에서 추구하고 발전시켜 나가려는 소통의 핵심적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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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이 되기 쉬운 진료

진료과정은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불쾌한 과정이 되는 경우가 참 많다.

환자는 의사들에게 불평한다. 의사는 너무 환자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고 약만 주려 한다고.

또 의사들은 불평한다. 환자들은 너무나 자신의 문제만을 말하려 하고 의사의 지시는 따르려 하지 않는다고.

물론 아주 나쁜 의사, 아주 나쁜 환자들도 있어서 문제를 만들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어느 사회를 가든, 어느 직종이나 분야에서도 존재하는 문제니까, 일단 논외로 하자.

여기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환자와 의사가 모두 일반적인 사람들이고 악의가 없음에도 서로의 "오해"가 생겨날 수 밖에 만들어진 진료 과정에 대한 (나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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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다 설명이..되기도 하겠지만 (정말?), 사족을 달자면 다음과 같다.

1. 환자 입장에서

환자는 "아픈 것", 달리 말해 "증상"에 집중하고, 증상의 해결을 목적으로 진료 과정에 임하는 경우가 많다.

즉, 의사를 만나서 기대하는 것은 "이 사람이 나의 증상을 해결해 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증상의 해결은 종종 질병의 해소 또는 치료와는 거리가 있는 경우가 상당히 존재하고, 환자도 사실 이것을 아는 경우가 많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다"는 것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의 특성상 머릿속에는 "낫는다=안아프다"라는 다듬어지지 않은 등식이 대략 성립되어 있다.

의사와 환자의 기본적인 입장 차이는 일단 여기에서부터 생겨나곤 한다.

의사는 환자들이 증상보다 근본에 집중하기를 바라지만, "일반적인 경우에는" 의사의 이런 이야기에 동의하거나 오히려 병원에서 이런 것(근본적인 치료나 관리)을 해 주어야 한다고 말하는 다수의 사람들이 환자가 되면 증상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런 환자의 입장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길어질테니, 다음기회에 이야기하기로 하자.)

아무튼..

환자는 증상에 대한 의사의 관심이나 처치, 해결을 원하고 진료에 임하는데 의사는 그에 주목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의사의 일방적인 "통보"를 받아들이거나, 받아들이지 않거나 하는 두 가지의 방향만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고, 이것은 그리 유쾌한 과정이 될 리는 없다.

2. 의사 입장에서

의사는, 환자의 문제를 듣고 자신의 지식범위내에서 수많은 감별 과정을 거친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검사나 진단 도구를 활용하게 된다.

이런 과정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이 현대 의료의 과학적 접근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모든 의사의 진행 과정에서 "환자가 가만~히 있어야 한다"(또는 배제된다)는 점이다.

환자는 의사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무엇을 진행하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잘 알려 주어도 전문 지식의 부족으로 인해 이해하기 쉽지 않을텐데, 진단적 과정의 큰 흐름에서 완전히 배제되어 있으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따라갈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진료 과정을 통해 의사가 결론을 내리고, 의학적 견해를 밝히거나 처치, 진단을 했을 때, 환자는 결론만을 접하게 되고, 지금까지 서로 다른 생각을 한 것의 간극을 한 순간에 좁혀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의사는 진단이 맞는가, 진단이후의 치료가 잘 될 것인가에 집중하고 싶어하고, 그것으로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느끼겠지만, 환자는 잘 따라가지 못하고 종종 (의사 입장에서 보기에는) 매우 엉뚱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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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진료상황에서의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설명 잘 하는 의사가 되자"고 하거나, "아는 게 많아야 병원에서 대접받는다"라고 이야기하게 되는데, 이런 방식은 근본적인 문제 상황에 대한 이해 없이 상황의 해결만을 위한 소모적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것의 해결 방안이 "소통의 성립을 위한 환경 또는 시스템의 조성"이라고 생각한다.

즉, 진료과정에서 당연히 이런 문제가 생겨난다고 받아들이고 그 다음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문제가 생기는 환경을 고쳐서 소통을 좀 더 쉽게 만들어 문제를 예방하자는 것이다.

뭐, 말이 쉽지..라고 할 수도 있겠고, 지금 완벽한 해결책을 도출한 것도 아니지만

지금은 적어도 "문제가 이것이 아닐까"라고 접근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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