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부터 눈이 막 간지럽더니 콧물이 계속 나와서 코를 계속 풀어대다가, 

지끈지끈한 두통과 코 속이 뜨끈뜨끈해 지는 것을 느끼며 내 몸이 왜 이러는지에 대해 스스로 진단을 해 보았다. 


결론은 단순했다. 

만성 비염(정확히는 만성 통년성 비염이랄까..)환자인 나의 (아마도 건조하고 일교차가 심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또는 어제부터 제닥에 잔뜩 설치한 직물 작업물들을 만지면서 자극받아서) 증상이 악화된 것이다.

열심히 코를 풀면서 스스로의 상태에 대해 평가해 보았다. 

마침 얼마 전 일요 제닥 건강 강좌에서 비염에 대한 이야기도 했었던 터, 그 때 '평소 관리-경증일 때-증상이 심해졌을 때' 로 대처 수준을 나누어서 관리하라고 한 것을 염두에 두며 생각해 보았다.

1. 요즘 콧물은 계속 늘고 있었다. 날씨가 건조해 진 건 이미 꽤 되었기 때문이다. : 하지만 불편함을 느낀 첫 며칠동안만 코 속을 물로 닦는다거나 하며 신경을 썼을 뿐, 시간이 지나면서 별로 관리를 하지 못했다. 생리 식염수 스프레이나 뿌리는 스테로이드는 가지고 있지도 못했다.

2. 증상은 꽤 심해진 편이었다. : 물같은 콧물을 넘어서, 점점 끈적거리는 콧물이 나오고 있었고, 양도 점점 "이렇게 많은 콧물이 다 어디에서 나오는거야?"라고 생각하게 될 만큼 빠르게 늘어나고 있었다. 후비루의 양도 덩달아 늘어났기 때문에 가래도 많이 생기고 목이 잠기기 시작하고 있었다.

3. 원인은 거의 분명했으나 조절 가능하지 않았다. : 어제 설치한 전시물들은 온통 직물들이고, 털이 복실복실한 것도 있었다. 앞으로 거의 보름간 더 전시는 진행될 것이다. 그리고 날씨는 앞으로 더 건조해 지고 추워지고, 일교차는 커질 것이다. 날씨 좋은 곳으로 휴양 갈 팔자도 아니다. 제너럴닥터의 환경은 온통 노출 콘크리트! 가습기도 없다.

...이런 생각을 하는 사이


증상은 더 심해지고 있었다.

나에게 지금 1단계(수분 관리)나 2단계 대처법(스프레이 사용)은 선택 가능하지 않았다.

마침 약을 찾아 보니, 얼마 전 구해 둔 지르텍이 있었다.

오, 다행이다!

이거라도 먹자, 싶어 지르텍을 한 알 먹고 나니 불과 몇 분 만에 나른해 지면서 멍해 지는 느낌이 들었다. 

비록 상대적으로 부작용이 적은 2세대라고는 하지만 항히스타민제이기 때문에 부작용인 졸음이 나타난 것이다.

다행히 시간이 좀 더 지나며 콧물이 줄어들고 가려움도 없어졌다.

하지만 아까 비벼 대었던 눈은 아직 부분적으로 빨갛게 충혈된 채였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비염 환우회분들에게도 말하는 것이지만, 

가렵다고 막 비비거나 긁으면 그것때문에 원래의 원인이 해결된 뒤에도 여러 가지로 고생할 수 있다는 걸 몸으로 처절히 겪는 상황이었다.- _-;;;;;

...

결국 오늘의 비염 악화는 내가 "늘" 환자들에게 말하면서도 지키지 못한 일들 때문에 초래한 상황이었고, 그나마 약을 먹은 덕분에 시간만 끌면서 악화시키는 것만은 피할 수 있었지만

악화 이후에도 내가 "늘" 말하면서도 가장 좋은 방법을 적용하지 못하고 가장 손쉬운 방법(=약먹기)을 쓰고 나서야 겨우 해결할 수 있었던, (뭐랄까) 나도 비염 환자로서는 (좀 더 쉽게 약을 구할 수 있는) 나약한 한 사람에 불과하다는 것을 처절하게 깨닫는 일이었다.

진료실에서 늘 환자들에게 "나라도 못 할 만한 일은 시키지 말자"라고 생각하고, 또 충분히 실행 할 수 있을 법한 좋은 방법들을 알려 주려고 노력한다고 자평하던 터였지만

내가 이렇게 되고 보니 그저 당황하고 손쉬운 선택을 하게 되는 게 당연한 일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앞서 이야기한 것 처럼, 

날씨는 점점 건조해지고, 추워지고, 일교차는 심해지고..

비염 환우회들은 모두 괴로운 계절을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할 때가 되었다.

여러분도 나오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면

나처럼 당황하다가 겨우 약 먹고 한 숨 돌리는 것보다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길 바란다.

--보다 나은 선택의 예--

1) 아직 괜찮지만, 위험이 예견된다면 

-생리 식염수 스프레이를 약국에서 구입해서 매일 뿌린다. 
-생리식염수로 비강 관류나 세척을 한다. (괴로워!!)
-가습기를 꺼내어 잘 닦아 사용하기 시작한다. 특히, 밤에!

2) 증상이 좀 있다면

-일단, 병원에 간다.
-스테로이드 분무제(병원 처방 받아야 함)를 처방받아서 1주일 이상 꾸준히 사용한다. (굳이 요것만 처방해달라고 의사에게 따지거나 하면 곤란...)
-1)의 관리는 계속 더욱 신경 써서 잘 한다.

3) (오늘처럼) 아니다 싶으면

-시간을 끌지 말고 병원에 간다.
-먹는 약 처방이라도 받아야 한다.
-1)의 관리도 계속 잘 한다. 


by 김제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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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닥 트랙백 3 : 댓글 0
요즘 H1N1 인플루엔자 (신종 플루)에 대한 이야기가 거의 일상화되면서, 체온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오가는 것 같습니다.

"진단 기준에 37.8도 이상의 고열"이 있기 때문인데,

사람들끼리 투덜대듯 하는 말로 

'37.7도면 괜찮다고 하다가 열이 오르길 기다려서 37.8도가 되어야 신종 플루라고 진단해 주는거냐고, 뭐 이런 바보같은 경우가 다 있느냐'고 합니다.

정-말, 일리 있는 말이고, 37.8도라는 체온의 기준은 진단의 알고리즘상의 최소 조건일 뿐, 이 온도를 기준으로 무 자르듯 신종 플루냐 아니냐를 가르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일선에서 환자들을 많이 접하는 보건의료 당국이나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조차 명확한 기준 없이 갈팡질팡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체온이 그나마 객관적인 지표로 활용되면서 임상적인 진단 기준으로서의 중요성이 매우 높아져 버린 것입니다.

이런 혼란의 상황에서 사람들은 당연히 감기 증상이 있을 때 열이 나는 것이 아닌가 많이 걱정하게 되고

체온계도 좀 더 많이 구비하게 되었는데 (이건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

체온을 측정하면 아침저녁, 혹은 오후와 밤이 다 다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서 하루 종일 체온때문에 신경 많-이 쓴 회사원 김모 팀장님의 이야기를 살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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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목이 칼칼하고 좀 찌푸둥하더니 아침에 회사에 출근할 때는 기침도 나오고, 열도 좀 있는 것 같았다.



마침 사무실에 새로 사다 둔 체온계로 체온을 측정했는데 



두둥, 37.5도! 


이럼 차~암 애매하다.

왠지 조퇴하기도 좀 눈치보이고 그래서 '그럼 좀 기다려 보는거다' 하고 마음 먹고는 콜록거리며 버텼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아무래도 왠지 열도 좀 더 나는 것고 식은땀도 나는 것 같고, 목도 점점 더 아파 오는 것 같은 게 꽤 신경 쓰인다. 




점심시간에 밥먹으러 가기 전 다시 체온을 측정했더니 37.3도! 오히려 내렸다.

뭔가..아까는 올랐는데 지금은 내린 건가? 하는 혼란도 생기고

어쨌든 열은 더 오르지 않으니 다행이라 생각하고는 밥을 먹고 와서 슬쩍 다시 체온을 측정. 

헐- 37.5도로 다시 올랐다.

 - _ -;;

뭔가 이유를 찾아 본다. 매운 걸 먹어서 그런가? 바깥에 다녀와서 그런가?..하지만 이 상황에서는 아무도 그 이유를 알 수는 없다.

일에 집중해야 할 시간, 어쩔 수 없이 여기 저기 옮겨 다니며 회의도 하고 일하다 보니 퇴근시간이다. 

병원에 가야 하나..생각하면서 체온을 다시 측정했더니! 37도까지 내려 버렸다.

= _ =;;

아까 옆 자리 직원에게는 나 아픈 것 같다고, 열 난다고 그랬는데..

그 직원이 나 이제 열 안 난다고 하니까, "다행이네요"라고는 말해 주었지만 표정은 이미 '이 엄살쟁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런 젠장. 나 아픈 거야? 안 아픈거야? 약을 먹어야 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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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분이 지금 뭔가 목감기(인후의 염증이 있다거나) 증상으로 약간의 미열을 경험할 수는 있습니다.

이것도 아픈 거라면 아픈 것이 맞죠.

하지만 이렇게 체온이 변화한 가능성중 하나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정상적으로도 우리의 체온은 아침부터 밤까지 계속 변화한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체온의 일중 변화(circadian variation in human thermoregulatory response)라고 하는데

우리 몸의 체온은 생리적 변화나 조절에 의해서 대체로 오전과 낮에 높아지고 밤시간동안에는 낮아진다고 합니다.

(더 알고 싶으신 분은 위키피디아의 "정상 체온"에 대한 설명도 참고로 읽어 보세요.)

그러니 미묘한 증상이 있어서 체온을 측정할 때는 밤과 낮에 차이가 있다는 걸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덧붙여, "고막체온계(귀체온계)로 체온을 측정하는 올바른 방법"에 대해서도 기억해 주세요!

환절기 감기+비염+애매한 인후통 증상과 신종플루에 대한 공포가 겹쳐서 다들 땀 삐질 삐질 하는 계절입니다.

모두들 건강하게 이 환절기를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by 김제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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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닥 트랙백 2 : 댓글 0
신종 플루에 대한 공포는 너무 다양한 이유로 우리 주변에 파고 들었기에, 

단순 계몽으로 해결될 것 같지 않아서

트윗폴에서 투표를 하나 진행해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나온 재미있는 방법이 정말 뭔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고

그게 아니라 하더라도 주의 환기용으로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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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닥 트랙백 0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