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제너럴닥터식 정의


제너럴닥터의 진료실에서 1년간 진료를 계속해 오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의료에서의 소통에는 일반적인 진료실에서의 환자에 대한 "매너의 개선 노력"이나 "설명 잘 하는 친절한 의사가 되기"등과는 무언가 다른 특징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경험과 생각을 통해, 좀 더 넓은 의미로도 적용될 수 있는 소통에 대한 정의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제너럴닥터에서 정의하는 "소통"이란, 다음과 같다.

소통이란, "상대방이 처한 상황과, 그 상황에서의 입장과, 그 상황과 입장에서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상대방의 상황, 입장, 원하는 것

이것을 소통에 있어 반드시 이해해야 할 3대 요소라고 부를 수 있다.

사람은 같은 상황에 처한다 해도 입장이 다 다르고, 입장이 같다고 해도 원하는 것도 다 다르다. 이런 점을 무시하고 상황이나 입장만을 바라보려 한다면 매우 답답한 대화만 오가게 될 것이다.

진료실에서의 아래와 같은 상황을 예로 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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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를 원하는 의료 이용자와, 전문가의 소신으로 주사는 필요가 없고 휴식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의료인.

결과적으로 서로 매우 답답해 하고 있다.

몇 마디 말이 오갔으니 대화는 이루어 졌다고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전혀 소통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의료 이용자의 상황과 입장, 원하는 것은 "요즘 통 쉬지 못해서 너무 피곤하고, 그래서 피곤함을 없애고 싶다"는 것이었다.

'잠깐, 의료 이용자는 분명, 단순히 "주사를 맞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렇다. 말한 것은 분명 "주사를 맞고 싶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주사를 맞아야곘다고 말하면서 정말 바라는 것은 사실 주사의 결과일 것으로 기대하는 "피곤함에서 낫기"라고 보는 게 정확하다.

그런데 의료인은 피곤하지만 쉬지는 못할 것 같은 의료 이용자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고, 그 결과 자신이 알고 있는 진실의 범위 내에서 최선의 답변인 "쉬면 나을거에요, 피곤을 없애주는 주사는 없어요"라는 답을 하고 만 것이다.

의료인만 소통에 실패했다고 볼 수는 없다.

의료 이용자도 의료인이 처한 상황, 입장, 원하는 것을 이해하기 보다는 "자신의 요구를 들어줄 것, 혹은 문제를 해결해 줄 것"만 강요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통을 올바로 했다고 말할 수 없다.

이런 진료실에서의 상황은 크던 작던 우리가 늘 접하게 되는 일들이며, 양측 모두를 매우 피곤하게, 지치게 만든다.

몇 마디 오가지 않는 서로의 표면적 발화에 집중하기 보다는 상대방의 입장과 원하는 것을 파악해 보려고 노력을 기울일 때, (특별히 요령있는 화법에 집중하지 않더라도-즉, 달변이 아니어도) 최소한의 노력으로도 이런 답답하고 지치는 상황을 많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것이 제너럴닥터에서 추구하고 발전시켜 나가려는 소통의 핵심적 개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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